미국과 유럽을 위시로 해서 금융기관 유동성 위기 타개를 위해 결과적으로 쓰고 있는 방법이 "금융기관 국유화" 형태이다.

- 미국 : 9개 금융기관(씨티그룹, 웰스파고, JP모건, BOA,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뱅크오브뉴욕멜론, 스테이트스트리트, 메릴린치) 등에 1차 구제금융 투입(1260억달러 수준)
- 영국 : RBS 국유화 예정
- 아이슬란드 : 카우프싱(최대은행) 국유화 예정

이러한 국유화 형태는 국민들의 금융에 대한 위기의식을 완화시키고, 예금 등을 100% 안전하게 보장함으로써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투자실적 상품이 아닌 예금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생각치도 못했던 규모의 위기로 인해 사람들이 "뱅크런"을 할 수 있는 계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방편으로 은행 등을 국유화 시킨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결과적으로 안전성과 효율성에 대한 본질적인 충돌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이는 우리나라 공기업들의 방만한 경영실태(적자의 누적적 지속과 국민 세금의 지속적 투입 하에 인센티브 등 돈잔치)를 떠올리면 바로 이해되는 내용이다.

결국 눈 앞에 금융시스템 붕괴라는 강한 위기로 인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누파는 판단함에도 불구하고 이는 결국 예상하는 자금보다 훨씬 큰 규모의 비용이 소요될 것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즉,  비효율성을 잉태하게 될 모럴해저드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이고,  미국과 유럽 정부가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나 이 또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는 형태라는 게 바로 금융기관 국유화의 선택이 필요악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미국 구제금융 실행단계에서 금융안정운영감시위원회(Financial Stability Oversight Board)의 업무 감독,  특별감시관(Special Inspector General)과 감사원(GAO)의 상주 감독 등 3중의 엄격한 준법감시(Compliance) 체제를 가진다는 것도 누파가 말한 우려에 대한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이 금융기관들을 안정궤도로 올려놓고 다시 민영화를 하거나, 혼자 재기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된 뒤 주식을 되파는 작업 등을 통해 공적 자금이 회수되어야 할 것인데, 그 기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게 소요될 것이고, 그 기간 동안 계속된 재정투입으로 인해 고생하게 될 서구인들을 생각해보면, 단기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향후 시장 전망은 그리 밝아보이지 않는다.

안전성과 효율성 사이에서 누파는 시장주의를 만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불가피한 금융기관 국유화에도 불구하고 효율성을 위한 최대한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발빠른 행보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