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월스트리트 發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각 국가 정부들은 이 사태에 대해서 각종 지원 대책을 통해 빨리 진화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유럽 ECB은행과 BOJ(일본중앙은행)의 자금투입 규모만 300억유로, 1조 5천억엔으로 이 두 곳만 우리나라돈으로 60조원 이상을 유동성 공급을 하고 있다. 그외에 영란은행 등 세계 각국에서 돈을 풀어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유동성 공급은 나중에 毒이 되겠지만, 최악의 상황은 면해보자는 강하지만 다급한 글로벌 의지인 것이다. 

그런데, 정말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나라 금융당국의 '위기의식'이다.
환율에 대해서 누파가 언급한 것처럼, 美 의존도와 추가적인 외인의 주식시장 이탈 가능성으로 환율까지 여타 국가와 다르게 움직이는 최악의 상황에서 정부의 인식은 참으로 속편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 벌어진 상황이고 미국이 저렇게 된 상황에서는 지금은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면서 "내부적으로는 컨틴전시 플랜도 다 준비되어 있긴 하지만 아직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별도로 검토중인 대책은 없다"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신청 등이 불안정성을 보다 빨리 제거해 국제 금융시장 신용경색 완화에 도움이 될 것" 등의 언급이 그렇다.

과연 컨틴전시 플랜이 무엇인지 너무 궁금하다. 준비되어있다는 말만으로 이 시장은 안정시킬 수 있을까..이 상황에서는 그냥 지켜보는 거 밖에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지금은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는 속편한(?) 언급과 함께 컨틴전시 플랜이 준비되어 있다는 이런 모순적인 발언이 어디 있는가... 게다가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신청이 어떻게 신용경색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발언을 할까..정말 상황파악 능력과 위기대처능력이 한심스럽다고 보여진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할 정도면 다른 대형투자은행들의 상황 또한 최악의 상황일테고, 그로 인한 여타 금융기관까지 유동성 측면에서 직격탄이 날려질텐데 어떻게 저런 안이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벌써 美 금융시장 내에서 AIG, 워싱턴뮤추얼, 와코비아, 골드막삭스 등 살생부(?) 느낌의 리스트가 뉴스화 되고 있는데..

물론, 정부 차원에서 심리적인 동요를 막기 위한 강한 어조로 대책 이전의 준비 상황을 보여주는 제스쳐라고 생각된다. 심리적 동요는 결국 패닉을 만들어내고, 이는 펀드런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통해 시중 유동성을 급격하게 경색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파가 한심스럽게 쳐다보는 것은 제대로 된 상황인식과 대처능력을 바탕으로 시장 급변과 위기에 대한 대처가 필요할진대, 정부에서는 그 정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진 않기 때문이다.

최근 대통령의 경기 부양 정책도 좋다. 특히, 건설업을 살릴 수 있는 대책(광역 국토 개발, 경인운하, 새만금 등)은 경기부양에 직접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즉효약이고, 저탄소녹색성장은 시대적인 흐름에 부합하면서 타국가 대비 신 사업에 대한 비교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기부양적 정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가 경제의 근본을 흔들고, 금융과 산업을 몇단계 후퇴시킬 수 있는 이번 사태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책이 없다면 최근에 MB정부에서 내놓은 여러 정책은 "모래 위에 탑쌓기" 형태가 될 수 밖에 없다.

지금 제일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는 유동성 경색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정부는 모든 인력을 동원하여 금융권에서 예측 가능한 대비책을 준비하여야 할 것이고, 각 시나리오별로 발생 가능한 상황을 설정하여 세밀한 대비책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금융산업이 무너져서 "누파"의 한국 금융산업 발전/성장에 한 획을 그으려는 원대한 꿈을 이룰 수 없는 상황이 되지 않기를 정부에 간곡히 요청하는 바이다.